많은 사람들이 가보고 싶어 하는 영화 서편제의 무대인 슬로시티 청산도. 멀리 완도까지 가서 배를 타고 가야 하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 또 비싼 승선료를 내고 차를 가지고 가는 게 좋을지 고민 중인 분들에게 청산도여행을 직접 계획하고, 봄과 가을 청산도를 두 번 다녀온 저의 경험을 전해드립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청산도에서 숙박을 하실게 아니라면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청산도 슬로길 1코스를 여유롭게 걷고 ,범바위등 다른 코스는 수시로 다니는 버스를 이용하시길 추천드리며, 이 경우 굳이 비싼 비용을 치르며 차량을 가지고 청산도에 가실 필요가 없습니다.
청산도 여행 준비
봄이 오면 가장 가고 싶은 곳 중 하나가 전남 완도의 청산도. 4월이면 노란 유채꽃이 만발하고, 5월이면 청보리와 양귀비꽃으로 수놓은 곳. 어쩌면 한국 영화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서편제의 배경이 된 곳으로 그 장면에서 느낀 마음의 평온과 여유로움을 얻고자 더 가고 싶은 곳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2년 11월 중순 친구들과 자가용으로 그리고 올해 4월 관광버스를 이용해 밤 11시에 서울을 출발, 익일 귀가하는 코스로 청산도 여행을 다녀 왔는데 두 번 모두 제가 여행 일정 등을 모두 정했기 때문에 청산도여행을 가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며 이 글을 써 봅니다.
청산도는 여객선 예약이 우선이라 예약 어플인 가보고 싶은 섬을 검색, 다운로드하여 예약을 진행했는데 예매는 10일 이내에서 가능하며, 회원은 9명까지, 비회원은 3명까지만 예약이 가능하며, 승선자의 생년월일, 연락처등을 모두 입력해야만 합니다. 차량을 가지고 가시는 경우는 차량 및 운전자 1명은 출발 당일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예약해야 하는데 성수기에는 일행과 함께 못 가는 경우가 발생해 민원이 많은 것 같은데, 현장에 승선하기 위해 줄 서 있는 차량들을 보면 불가피한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단체여행인 경우는 청산도 배를 관리하는 청산농협 (061-552-9385)으로 연락하셔서 예약하시면 됩니다.
수도권에서 당일 여행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곳이라 밤늦게 출발해서 익일 귀경하거나 최소한 1박을 해야 하는데 1박을 하는 경우 서울에서 일찍 출발해서 곧바로 완도를 거쳐 청산도까지 가서 1박을 하는 방법이 있는데 청산도에서의 숙박금액이 예상보다 높기도 하고, 그 멀리까지 가서 청산도에서만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적절치 않은 거 같아서 포기하고, 결국은 서울에서 일찍 출발해서 완도까지 가는 길에 가고 싶은 곳 몇 곳을 보고, 밤에 완도 부근에 도착해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배를 타고 청산도로 가는 일정으로 결정했습니다.
슬로우시티 즐기기
완도까지 오면서 아산 은행나무길과 담양 죽녹원과 메타쉐콰이아길, 무등산등에서 늦가을 경치를 즐겼으며, 저녁에는 숙박지로 정한 명사십리해수욕장 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명사십리해수욕장은 완도항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이지만 완도항 근처보다 숙박비도 저렴했고, 해변 모래사장을 산책하기도 좋아 일행 모두 만족했습니다. 아침 첫배 7시 배를 예약한 우리는 차를 가지고 입항하기로 했기에 완도항에 도착하자마자 선착순으로 접수한다는 차량 및 운전자승선권을 구입해서 차량은 승선을 위해 줄을 섰는데 차량 및 운전자 요금은 왕복 67,700원, 성인 1인 요금은 편도 8700원으로 왕복 17400원입니다.
청산도는 50분 정도 소요 되었는데 바다구경하며 사진 찍다 보니 금방 도착한 느낌입니다. 배가 도착하고 청산도에 내리면서 보니 바로 섬을 일주하는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차를 가지고 입항한 우리는 곧바로 우회전 헤서 서편제 촬영지로 이동했습니다.
바람이 조금 불긴 했지만 멀리 보이는 푸른 바다와 오밀조밀한 해안 풍경들 그리고 산과 나무들의 풍경들이 정말 아름답고 평온해 보였습니다. 군데군데 설치된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 관련 조형물들과 느림을 상징하는 듯한 달팽이, 그네등의 조형물이 주변의 멋진 풍경과 어우러진 모습에 한참을 그 자리에 멈추게 했습니다.
멋진 장면들을 사진으로 남기고 아쉬움을 뒤로 한채 다음은 범바위로 향했는데 여기는 지구의 자기장보다 센 자기장이 관측되어 기를 받는 곳이라고 하는데 느낄 수 있는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범바위는 어미범이 뒤따라오는 새끼범을 보는 형상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높이는 155m입니다.
이곳을 가는 길은 차가 서로 교행 하기도 어려워 조금은 긴장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이후 도로 양옆으로 쭈욱 늘어서 있는 단풍나무길을 지나갔는데 늦가을이라 그런지 단풍도 정말 아름다웠고 그 규모도 상당해서 잠시 차를 세우고 다양한 포즈로 사진도 찍었습니다.
이후 신흥해수욕장에서 푸른 바다를 잠깐 보고는 항구 주변의 이곳저곳도 보면서 해산물로 식사를 하고 오래지 않아 배를 탈 수 있었습니다.
성수기에 청산도를 오신다면 차는 완도항 주변에 차를 두고 오시길 추천드립니다. 차를 가지고 들어오시면 승선하시는데 엄청 오래 시간이 걸릴 것 같고, 승선료도 비싸고 무엇보다 청산도에 볼 장소가 서편제 촬영지등이 중심이고 그 외 장소는 그렇게 많지 않아 버스로 이동하시는 게 오히려 시간을 절약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정이 촉박하고, 그래서 차를 가져오다 보니 걸으면서 느낄 수 있는 청산도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가지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청산도 슬로길 1코스
청산도의 아름다움과 여유로움을 몸소 느끼기 위해서는 슬로길 1개 코스 정도는 걷기를 꼭 추천드리며, 이를 경우 굳이 비싼 비용을 치르며 차량을 청산도까지 가지고 올 필요가 없습니다.
청산도에는 섬 전체를 걸으면서 멋진 풍경들을 볼 수 있는 슬로길이 총 42km, 11개 코스로 나눠 있는데 청산도에서 숙박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모두 보기는 불가능하기에 몇 시간만 청산도에 머물 수 있다면 단연 서편제길로 알려진 1코스 미항길을 꼭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1코스는 청산도항에 있는 방문자지원센터에서 출발 연애바위입구에 이르는 총 5.7km 구간으로 약 한 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며 이 길에는 청산도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서편제 촬영장소, 서편제 주막, 봄의 왈츠 드라마세트장등이 있으며, 4월에 가신다면 유채꽃 만발한 아름다운 모습도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통상 5~7시간 정도 청산도에 머물면서 1코스를 걸으신 후 삼거리에서 수시로 다니는 버스를 이용해 범바위등 청산도의 다른 곳들을 보시더라도 시간적으로 부족하진 않습니다.
주변 관광지
청산도에서 나온 우리는 다음 코스로 완도 수목원을 향했습니다. 사실 청산도의 아름다움에 취해 있던 저희는 완도수목원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늦가을이라 그런지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완도 수목원은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상도 받은 곳이며 국내 유일의 난대수목원으로 저수지도 함께 있어 물에 비친 수목들의 아름다움도 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산 정상까지 전망데크가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 곳이지만 우리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 예쁜 단풍을 보고 걸으면서 수생식물원과 아열대 식물원을 보고 산림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산림박물관에는 생각지도 않은 옛 전통놀이들이 있어 서로 내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수변데크를 따라 수목원 구경을 마무리했습니다.
저희가 숙박지로 했던 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은 남해안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여름이 아니더라도 해변을 걷기에 너무나 좋은 곳입니다. 이곳은 산소 음이온이 대도시의 50배에 이를 정도로 풍부하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름도 생소한 블루플래그 친환경인증을 받은 곳으로 이는 해변의 수질과 자연, 안전도등을 판단하는 기준이라고 합니다. 고운 모래와 깨끗한 바다 그리고 주변의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한때는 전국 3대 해수욕장으로 선정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청산도 가실 때 이곳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에서 바다를 즐기면서 1박을 하시고, 이른 아침 배로 청산도 가시는 일정을 추천드립니다.
이렇듯 저희는 완도여행 일정을 마치고 상경하면서, 예쁜 노을이 유명한 영광 백수해안도로를 거쳐 법성포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보리굴비를 먹을 수 있는 법성토우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늦은 상경을 하며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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