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푸른 동해보다 어느새 더 좋아진 서해. 그건 아마 태안을 알고부터 인 거 같습니다. 아름다운 해변을 보며, 솔밭길의 피톤치드를 느끼며 걷는 태안해변길, 밀물과 썰물에 따라 다른 모습의 바다 모래사장에서 친구들, 가족들과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때론 멋진 노을도 볼 수 있는 맛조개 잡기, 계절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청산수목원까지.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 태안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태안해변길
태안에 걷기 좋은 둘레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태안의 북쪽 끝 만대항부터 백화산까지 아름다운 해안과 피톤치드 가득한 솔숲길을 걷는 솔향기길이 그 첫째로 총 5개 코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만대항에서 꾸지나무골해수욕장까지 구간인 1코스입니다.
둘째는 태안해변길로 학암포해수욕장부터 파도리해수욕장에 이르는 1,2,3코스와 몽산포해수욕장에서 영목항까지 연결되는 4,5,6,7코스입니다. 태안해변길은 아름다운 해안 경관과 해양생태계를 자랑하는 태안국립공원을 관찰할 수 있는 편안한 길로 1코스 바라길은 학암포에서 바닷바람이 만들어낸 작은 사막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신두리해안사구까지로 그 풍경이 우리나라에서는 잘 볼 수 없는 특별한 곳입니다.
2코스 소원길은 만리포해변까지 총 22km 거리로 상당히 긴 코스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된 천리포수목원을 둘러볼 수 있으며, 3코스 파도길은 파도리해수욕장까지 총 9km로 해변길중 난도가 낮아 여유 있게 걸을 수 있는 구간입니다. 4코스 솔모랫길은 몽산포해변에서 드르니항에 이르는 코스로 해변과 염전을 볼 수 있으며, 끝나는 지점 드르니항은 규모가 작고 한적한 항구지만 운치 있는 바다경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5코스 노을길은 백사장에서 꽃지해변까지 12km로 비교적 긴 구간이지만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석양이 특히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합니다. 6코스 샛별길은 황포항에 이르는 코스로 안면도에서 가장 높은 국사봉을 지나게 되는데 전망이 탁 트여 맑은 날에는 서산 팔봉산도 볼 수 있으며, 해변길의 마지막인
7코스 바람길은 항포항에서 영목항까지 총 16km로 안면도의 최남단 해변들을 지나는 코스입니다. 안 가본 곳도 몇 곳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5코스 노을길을 추천드리는데 해변 간에 약간의 언덕이 있긴 하지만 비교적 쉬운 코스로 넓은 해변을 계속 보며, 우거진 솔밭길을 걸었던 게 너무나 좋았던 추억이 있는 곳입니다.
맛조개 잡기
태안해변의 또다른 개인적인 즐거움은 해루질과 맛조개잡기인데 해루질은 아직 초보라 언급지 않고 딸이 어릴 때부터 다녔던 맛조개 잡기는 그래도 갈 때마다 어느 정도 잡기 때문에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조개를 잡기 위해서는 해당지역의 물때표를 먼저 봐야 하는데 인터넷 검색 또는 바다타임 같은 앱을 사용해서 간조시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 간조시간은 물이 가장 많이 빠졌을 때의 시간으로 이 시간 이후부터는 바닷물이 육지 쪽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조개 잡기는 통상 간조시간 전후 2시간씩 총 4시간에 하시는 게 좋습니다.
조개 잡는건 해루질과 달리 물이 얼마나 많이 빠지는 날인지 까지는 확인 안 하셔도 됩니다. 태안에서 맛조개가 가장 많이 잡히는 지역은 몽산포, 달산포, 청포대해변으로 줄여서 몽달청이라고도 하는데 모두 안면도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나란히 있는 곳으로 이곳에 가실 때는 물때표에 나와 있는 지역인 몽산포의 간조시간을 확인하시면 됩니다.
대맛이라는 큰 맛조개는 근처의 마검포가 유명한데 대맛은 주로 전용 꼬챙이를 이용해서 모래사장을 탁탁 두드려 가면서 잡는데 저는 잘 못 잡아서 포기하고 달산포를 자주 갑니다. 달산포는 청포대나 몽산포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곳으로 편의점도 없으며, 마지막 100m 정도는 비포장 도로인데 그러다 보니 사람이 적은 편이며, 바다 진입도 바로 앞이라 가깝고, 화장실과 야외 세면대는 준비되어 있으며, 호미나 소금등은 딱 하나 있는 펜션에서 판매하는 건 가끔 보일 정도니 달산포에 오실 때는 준비물을 모두 미리 챙겨서 오셔야 합니다.
맛조개 잡을 때 준비물로는 호미, 소금, 조미료통, 조개 담을 김치통은 기본이고, 일반 삽보다 약간 작은 삽, 장화, 플라스틱스푼, 양파망, 장갑 그리고 밭일하실 때 사용하는 엉덩이의자가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양파망은 잡은 조개를 바닷물에 헹굴 때 좋으며, 김치통은 해감을 위해 바닷물을 함께 가져가는 게 좋기 때문입니다. 저는 호미보다는 작은 삽을 사용하는데 호미보다 넓은 지역을 한꺼번에 볼 수 있고, 조금 넓은 지역을 정해서 배수로를 만들면서 잡는데도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맛조개를 잡기 위해서는 삽으로 모래를 45도 정도로 비스듬하게 갈라서 맛조개 모양처럼 약간 타원형 구멍이 보이면 여기에 소금을 넣으면 되는데 이때 이 구멍이 물에 잠겨 있으면 잡기가 훨씬 어려우니 처음부터 물기가 살짝 있는 모래사장에서 하시는 게 좋습니다. 소금을 넣었을 때 맛조개가 살짝 나오다가 들어갈 때 바로 잡으면 그 부분을 자르고 도망가니 잠시 기다리거나 소금을 살짝 더 뿌리고 기다리면 맛조개가 반 가까이 모래 밖으로 나오는데 이때 맛조개를 살짝 잡고 좌우로 흔들면서 꺼내면 됩니다.
그냥 잡아당기시면 아래가 잘려서 나오기 쉽습니다. 맛조개 외에도 동죽이 더 많고, 가끔씩은 담뱃갑 만한 큰 백합도 볼 수 있는데 저는 달산포와 청포대 중간쯤에서 주로 잡으며, 간조시간 이후 물이 들어올 때 더 많이 잡히는데 그 이유는 정확히 잘 모르겠습니다.
청산 수목원
이렇듯 맛조개는 간조시간을 맞춰서 하다 보니 어떤 때는 시간이 많이 남을 때도 있는데 이럴 때 가 본 곳이 근처에 있는 청산수목원입니다.
하절기는 8시, 그 외에는 9시에 개장하고 입장료는 12~3월은 8천원, 홍가시,연꽃시즌인 4~8월 중순까지는 1만원, 팜파스, 핑크뮬리 시즌인 8월 하순~11월은 11,000 원으로 시기에 따라 입장료가 달라집니다. 무게 5킬로 이하의 반려견 동반도 가능하며, 주차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저는 10월경에 가보았는데 서양억새라 불리는 내 키 보다 큰 팜파스가 모여 있는 모습이 좀 색달랐고, 이 팜파스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 찍으니 참 멋져 보였으며, 또 가을에 빠질 수 없는 핑크뮬리를 배경으로 한 포토존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 수목원에는 테마별 정원이 있는데 밀레의 작품세계를 주제로 등장인물들을 조각상으로 재현해 마치 관람자가 그림 안으로 들어온 느낌을 주는 밀레정원, 아직 역사가 짧아 크진 않지만 걷기 좋은 메타세콰이아길, 다양한 종류의 연꽃과 수생식물이 있는 연원등이 있습니다. 귀여운 알파카 10여 마리를 들여와 동물농장도 새롭게 만들었는데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다만 꽃이나 축제가 없는 비수기에는 볼 것이 거의 없어 입장료가 아깝다는 얘기들도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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