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포천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서울에서 철원도 시간이 많이 단축되어 강원도지만 가는데 큰 부담이 없는 곳이 된 거 같습니다. 특히 철원은 늦가을부터 봄까지 더 인기가 많은 곳인데 그 기간에는 포천고속도로가 끝나는 신북에서도 교통 정체 없이 갈 수 있어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강원도라는 말이 실감 납니다. 이런 이유로 철원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고, 저도 작년에 두 번을 다녀왔습니다. 이렇게 가까워진 철원에는 한탄강을 중심으로 볼거리들이 많은데 철원 9 경과 한탄강주상절리 잔도길, 한탄강 물윗길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철원 9경
철원 9경 중 첫 번째는 많은 영화 촬영의 배경이 된 고석정입니다. 한탄강 중류에 있는 대표적인 관광지로 강 중앙의 고석과 정자 그리고 그 일대의 현무암 계곡을 총칭하는 말로 조선시대 임꺽정의 활동무대로 널리 알려진 곳으로 강 중앙에 위치한 10여 미터 높이의 거대한 기암봉은 남한의 유일한 현무암 분출지로 임꺽정이 은신하였다는 자연 석실이 있습니다. 저도 이곳을 처음 같을 때는 마치 무협소설에나 나올법한 경치에 감탄했습니다.
2경은 삼부연폭포로 폭 1m에 높이 20미터 규모의 폭포로 폭포수가 높은 절벽에서 세 군데의 가마솥같이 생긴 연못에 떨어진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용 세 마리에 얽힌 전설이 있으며, 기암절벽 사이에서 흐르는 맑은 물과 폭포 주위를 에워싼 울창한 수림으로 유명하며 사계절 마르지 않는 폭포입니다. 3경은 한국의 나이아가라폭포라 불리는 직탕폭포로 멀리서 보면 규모가 작아 보여 실망하기 쉬운 곳이지만 바로 앞에서 보면 그 웅장함과 이국적인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되는 곳으로 겨울철 얼음 속으로 폭포가 떨어지는 모습도 장관인데 그 규모는 폭 80m, 높이 3m입니다. 4경은 매월대폭포로 매월대는 생육신의 한 사람인 김시습의 호를 딴 곳으로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에 관직을 버리고 8 의사와 함께 이 일대에 은거하였다고 합니다.
5경은 순담으로 한탄강 계곡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기묘한 바위와 깎아내린듯한 절벽등 볼거리가 풍부하고, 계곡에서는 드물게 하얀 모래밭이 자연적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여름에는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이 많은 곳입니다. 다음 6경은 소이산 재송평으로 소이산은 넓은 평야에 우뚝 솟은 362m의 작은 산으로 넓은 평야를 내려다보는 전망을 자랑하는 곳으로 북녘땅 평강공원이 한눈에 보이며, 60여 년 만에 개방된 생태숲길이 있고, 재송평은 드넓은 평야로 밥맛 좋은 철원오대쌀을 생산하는 곳입니다. 7경은 용양늪으로 DMZ남방한계선에 조성된 저수지로 한국전쟁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은 곳이며 8경은 송대소 주상절리로 용암이 만들어낸 웅장함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마지막 9경은 학저수지 여명으로 생태탐방로가 있는 곳으로 관찰데크와 자연 길을 따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철원 9경 중 1경 고석정과 3, 5, 8경은 가까운 곳에 있어 하루에 모두 보실 수 있으며, 9월 초순부터 10월 말까지 운영되는 고석정 꽃밭도 핑크뮬리 등 다양한 꽃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꼭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한탄강 주상절리길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제 기억으로는 처음에는 한탄강 잔도길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서 사전을 검색한 기억도 나는데 잔도는 험한 벼랑 같은 곳에 낸 길로 선반같이 달아서 낸다고 되어 있습니다. 아마 기존에 둘레길인 한탄강주상절리길 1코스등이 있어서 잔도길이라 하다가 이제는 많은 유명세를 타면서 자연스럽게 잔도길이 한탄강주상절리길로 대표화된 것 같습니다. 이 주상절리길은 총연장 3.6km로 한탄강의 멋진 주상절리 협곡을 보면서 절벽과 허공사이를 따라 걷는 잔도로 아름다운 풍경과 아찔한 스릴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으로 매표소가 순담, 드르니 두 군데로 나뉘는데 저는 순담을 이용했습니다.
비교적 주차도 쉬웠고, 우측통행을 하다 보니 계곡 쪽으로 걷는 게 좋아서였습니다. 입장료는 만원인데 철원상품권 5천 원을 교환해 줘서 고석정 근처 식당에서 사용한 바 있으며, 하절기는 16시, 동절기는 15시에 입장 마감하며, 매주 화요일은 휴무입니다. 입장해서 조금 걸으면 고석정 방향으로 나 있는 독특한 물윗길을 아래로 볼 수 있으며, 잔도길은 바닥이 훤히 보이도록 되어 있어 처음에는 조금 긴장도 하게 되지만, 아름답고 기묘한 협곡과 한탄강의 푸른 물을 보다 보면 어느새 적응이 됩니다. 중간중간에 전망대도 있어 사진 찍기에 좋으며, 절벽에 고정된 잔도를 보면서 어떻게 이 길을 만들었을까 하는 궁금증도 자아내게 되는 길로 중간중간에 계단도 있어 약간은 힘도 드는 길입니다. 이렇게 걸으면서 드르니매표소 쪽으로 올라와 셔틀버스를 타고 순담으로 다시 이동했는데 10여분 걸린 거 같습니다.
물윗길
한탄강 주상절리길이 절벽의 한쪽면 중간쯤 높이에서 아래에 흐르는 한탄강과 반대쪽 절벽의 주상절리를 보는 거라면 물윗길은 한탄강 물 위에 설치된 부교에서 한탄강과 양 절벽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재미를 주는 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물윗길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형태로 만들어져 있을까 많이 궁금했는데 폭이 많이 좁은 것 외에는 군에 있을 때 보았던 부교와 같은 형태였습니다. 이렇듯 한탄강 물윗길은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한탄강의 아름답고 기묘한 주상절리를 물 위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라 할 수 있으며, 매년 10월 개장하여 다음 해 3월까지 운영하는데 전체코스 개방은 추운 날씨로 물이 얼게 되는 12월 중에 하게 됩니다. 아마 장마나 폭우 혹은 북한의 물위협등 다양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인 듯합니다. 전체코스는 태봉대교~고석정~순담계곡까지 8km로 입장료는 주상절리길과 마찬가지로 만원을 내면 5천 원을 철원상품권으로 돌려주는데 일부구간을 임시개방하는 10월에는 무료입장입니다. 물 위를 플라스틱부교로 걷다 보니 체중이 실릴 때마다 위아래로 살짝 움직이게 되어 느낌이 좀 색달랐으며, 멀리서만 보던 고석정과 기암절벽들을 가까이서 다른 각도로 보는 재미도 있었는데 구간 전체가 부교는 아니고 돌과 바위로 이루어진 산책길 들도 있었습니다. 이 물윗길 구간을 걷다 보면 철원 9경 중 송대소, 고석정, 순담계곡등을 볼 수 있으며, 가을, 겨울, 봄 계절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보게 되는데 특히 1월 중순에 개최되는 철원 한탄강 얼음트레킹 축제 때는 다양한 행사와 겨울철 놀이들이 이곳에서 열려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러한 철원만의 독특한 물윗길은 2022년 한국관광공사의 관광의 별로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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